28년간 한 우물을 판 우리 시대 ‘꼰대 직장인’의 땀과 눈물의 이야기꼰대 직장인의 행복 찾기 분투기 ‘달려라 꼰대’
‘LATTE IS HORSE’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방송 광고에까지 등장했던 말이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선배들의 입버릇을 일종의 영어 단어 유희[LATTE(나 때) IS(는) HORSE(말이야)]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가정에서, 조직에서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살았던 세대가 연장자가 되어 비슷한 표현을 한다.
젊은이들이 “나 때는 말이야”는 연장자의 소리를 ‘LATTE IS HORSE’로 패러디 하는 것은 그 말이 주고 있는 지독한 꼰대 이미지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과거나 현재나 ‘나 때는 말이야’를 꺼내는 순간 ‘LATTE IS HORSE’로 취급받기 일쑤다.
일단 ‘꼰대’ 취급을 당하면 그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어떤 이야기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삶의 오랜 연륜이 죄는 아닐진대 우리 사회는 어느 순간부터 나이든 이를 뒷방 늙은이로 몰아내 그의 말을 듣기를 거부한다. 구시대의 인물이자 과거 회귀적 발언으로 낙인찍어 소통의 문을 닫고 마는 셈이다. 그럼으로써 젊은이들은 앞선 세대로부터 배워야 할 점을 놓치게 된다. 이것은 꽤 심각한 문제다.
심지어는 올바른 삶의 지침을 말하는 소신 발언까지 꼰대로 몰고 간다. 하지만 정작 남을 향해 손가락질하고 비웃는 자신이 불통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만다. 멘토와 꼰대, 어른과 꼰대, 편 가르기부터가 구닥다리다.
시대가 흐르면 과거에 통용됐던 것은 사라지고 새로운 문화와 가치관, 방법론들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것은 이전의 것들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버전이 나오는 것이다. 올드 버전에서 뉴 버전으로 끊임없이 진보한다. 뉴 버전은 올드 버전에 대한 완전한 배움과 이해를 기초로 만들 수 있다. 올드 버전을 무조건 ‘꼰대’라는 식으로 거부해서는 시대를 변혁시킬 뉴 버전을 창출할 수 없다.
<달려라 꼰대>에는 28년째 한곳으로만 출퇴근 중인 이 시대의 진정한 꼰대의 땀과 눈물의 글들이 담겨 있다. 그야말로 한 우물만 팠다. 한 우물만 팠다는 것은 올드 버전에서는 칭송받을 일이지만 뉴 버전에서는 “그러다간 그 우물에 갇혀버린다”는 식으로 치부될 수 있다. 그럼에도 지금 세대들은 한 우물만 팠던 이 시대 ‘꼰대’한테도 배울 점은 있다. 그래야 이 뉴노멀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더 많은 깊은 우물들을 팔 수 있다.
하재규 저자가 “제발 내 이야기를 한 번만 들어달라”고 절규하듯 글을 쓴 것은 올드 버전과 뉴 버전의 융합을 통해서만이 진정으로 시대를 변화시킬 새로운 통합 버전이 나올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단 이 ‘꼰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도서정보] 도서명: 달려라 꼰대 지은이: 하재규 출판: 푸른솔, 233쪽, 1만4천원, 2021.01.05.
[북라이브=김수희 기자] <저작권자 ⓒ 북라이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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