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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가스라이터’, 어떻게 솎아내고 대처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는 가스라이터, 이들을 판별하고 상대하는 방법

백진호 기자 | 기사입력 2021/11/18 [10:51]

[북리뷰]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가스라이터’, 어떻게 솎아내고 대처할 수 있을까?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는 가스라이터, 이들을 판별하고 상대하는 방법

백진호 기자 | 입력 : 2021/11/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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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가스라이팅’(저자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의 표지  © 사진=백진호 기자

 

어느 날,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앨리스 엘퀴스트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한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범인을 잡는 데 실패한다. 이후 앨리스의 집을 물려받은 상속인 조카 폴라(잉그리드 버드만)는 그레고리 앤턴(샤를르 보와이에)과 결혼을 한다. 두 사람은 엘퀴스트가 살았던 집에서 살게 되는데, 이때부터 그레고리는 폴라를 속박하기 시작한다. 그레고리는 정신적으로 폴라를 몰아붙였고, 이로 인해 폴라는 심리적 불안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방의 가스등이 희미해지고, 다락방에서 소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폴라는 그레고리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데, 오히려 남편은 폴라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며 타박한다. 이에 자기 자신을 향한 폴라의 의심은 더욱 강해진다.

 

위의 내용은 영화 ‘가스등’(1944, 감독 조지 큐커)의 줄거리다. 영화로 인해 널리 알려지게 된 말이 있는데, 바로 ‘가스라이팅’이다. 최근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여러 차례에 걸쳐 관련된 사건과 인물이 언론에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행위”로(시사상식사전), 일종의 정신적 학대다. 학대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법. 이에 따라 가스라이팅에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데, 이 중 가해자를 가리키는 용어로 ‘가스라이터’가 쓰이고 있다. 가스라이터는 피해자의 자존감과 판단력을 떨어뜨리고, 이를 통해 피해자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동시에 자신에게 보다 의존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는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고, 자신의 생각대로 상대방을 조종해 이득을 취한다.

 

지금까지 가스라이팅과 가스라이터를 설명했는데, 가스라이터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일이 운 나쁜 사람에게 닥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만약 이렇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대부분의 가스라이팅은 밀접하거나 친밀한 사이에서 이뤄진다. 이 말은 우리와 친밀하고 밀접한 대상, 즉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가스라이터일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면 누구나 주변에 있는 가스라이터에 의해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주변인이라면 가족, 친구를 먼저 떠올릴 수 있다. 이 밖에 직장 동료도 주변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람들 중에 가스라이터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들로부터 ‘나’를 지키려면 가스라이터를 판별하는 기준과 대처법을 알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책 ‘가스라이팅’(2021)은, 우리 주변에 있는 가스라이터의 주된 행동양식과 이들에 대한 대처법을 담고 있다.

 

가족은 ‘나’를 가장 사랑하고 믿어주는 존재다. 그래서 가정 내에 가스라이터가 있다는 설명에 놀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이다. 그리고 우리는 가정 내의 가스라이터를 찾고, 이들에게 대처해야 한다. 이 방법이 나와 다른 가족 구성원들, 심지어 가정 내 가스라이터에게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가정 내 가스라이터는 다른 가족에게 강요를 일삼는다. 이로써 가족 구성원의 선택권을 박탈한다. 또 자신의 말에 따라 행동한 후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에 대한 책임과 분노를 가족 구성원에게 돌린다. 가족 중 한 명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모든 가족 구성원이 기뻐하는 게 당연한데, 가정 내 가스라이터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좋은 일을 맞은 구성원의 성과를 폄하해 버린다.

 

책에는 가스라이터 부모의 행동양식도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자녀가 가스라이터인 경우도 존재한다. 그래서 책은 가스라이터 자녀의 부모가 행하면 좋을 대처법까지 소개한다.

 

만약 당신의 ‘절친’이 가스라이터라면, 타인의 험담을 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험담꾼’은 남의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가스라이터는 이를 초월한다. 그는 험담의 주제인 타인의 결점으로 권력을 얻고, 사람들 간의 갈등을 불러 만들어낸다. 더 나아가서는 타인에 관한 정보로 해당 인물을 괴롭힌다.

 

친구가 당신과 다른 사람의 사이를 벌려 놓으려 한다면 주의하라. 가스라이터의 전형적인 특성 중 하나가 이간질이기 때문이다. 친구가 당신과 제3자의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고 느낄 때에는 친구의 말을 꼭 검증해야 한다. 친구의 말만 믿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끊는다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당신은 가스라이터 친구의 가스라이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친구가 가스라이터임을 알았다면, 당장 ‘절연’하라. 그간의 우정 때문에 관계를 못 끊으면 당신만 손해를 입는다. 당장 관계를 끊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가스라이터 친구의 언행에 반응하지 마라. 가스라이터의 언행을 향한 반응은 그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한다. 당신이 그들의 언행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에너지원을 잃은 가스라이터는 지치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그리고 직장에서 동료들과 얽히고 설키며 지낸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직장 동료 중에 가스라이터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직장생활이 ‘지옥’으로 변한다. 뿐만 아니라 당신의 ‘커리어’마저 망가질 수 있다.

 

직장 내 가스라이터의 행동양식으로는 ▲ 동료의 실적을 가로챈다 ▲ 동료들 앞에서 누군가를 조롱한다 ▲ 동료의 약점을 이용한다 ▲ 자신의 출세를 위해 거짓말을 한다 ▲ 중요한 일과 관련해 거짓 정보를 흘린다 ▲ 동료의 성과를 질투한다 ▲ 동료에게 협박과 위협을 가한다 등을 들 수 있다.

 

직장 내 가스라이팅의 대부분은 권력 관계에서 이뤄진다. 즉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저지르는 가스라이팅이 직장 내 가스라이팅의 대다수라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가스라이터 상사를 주의해야 하는데, 가스라이터 상사의 주요 특징은 ▲ 근무 중에 누군가를 관찰한다 ▲ 무리를 만들어 한 사람을 공격한다 ▲ 다른 직원의 업무수행능력을 폄하한다 등이다.

 

직장 동료 중에 가스라이터가 있고, 그 사람 때문에 힘들다면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당신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우선 가스라이터와 단 둘이 있어야 하는 자리를 피하라. 그리고 가스라이터와의 관계에서 있었던 일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하라. 이에 더해 이직을 준비하라. 이직이 여의치 않다면, 부서 혹은 지점 이동이라도 시도하라.

 

지금까지는 타인이 가스라이터인 경우를 기준으로 가스라이터의 주요 행동양식과 이들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냉정하게 말해서 ‘나’를 제외한 사람들만이 가스라이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가스라이터가 되어 가스라이팅을 저지를 수 있다. 그래서 책은 자신이 가스라이터인지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한다. 또 자기 자신이 가스라이터로서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을 때 실천해야 할 점까지 알려준다.

 

글을 읽는 동안 자기 주변에 가스라이터가 존재하고 있는지, 지금까지 가스라이팅을 당해온 건 아닌지 걱정했을 것이다. 이에 책 ‘가스라이팅’의 내용을 참고해 주변의 가스라이터를 솎아내고, 그들에게 대처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주위의 가스라이터를 알아내고, 이들을 상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보다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은 가스라이터와 가스라이팅의 희생양이 될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다.

 

가스라이터와 가스라이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면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 자존감이 높으면 그 어떤 가스라이터와 가스라이팅도 막아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가스라이팅이 실현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일단 조종 대상의 자존감이 높지 않아야 합니다.”(책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2020)라고 밝혔다.

 

혹시 자신의 자존감이 낮다고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연습을 하라. 작은 것부터 해도 좋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그것이 다양한 유형의 가스라이터와 가스라이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패가 되어 줄 것이다.

 

[도서정보]

도서명: 가스라이팅-당신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조종하는 사람에게서 벗어나는 방법

지은이: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Stephanie Moulton Sarkis)

옮긴이: 이진

출판: 수오서재, 340쪽, 1만8천원, 2021.10.14.

 

[북라이브=백진호 기자]

북라이브 /
백진호 기자
kpio99@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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