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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人터뷰]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어요” 함진아 작가

잃어버린 나를 돌아볼 용기를 주는 현실 처방전, 책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

조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1/11/19 [10:01]

[북人터뷰]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어요” 함진아 작가

잃어버린 나를 돌아볼 용기를 주는 현실 처방전, 책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

조지연 기자 | 입력 : 2021/11/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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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저자 함진아)를 집필한 함 저자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 사진=조지연 기자

 

아이를 낳으면 으레 부모들은 이름을 잃는다. 자연스레 자신의 이름 대신 ‘누구 엄마’, ‘누구 아빠’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부모들이 잃는 것은 이름뿐이 아니다. 육아라는 장기 프로젝트에서 많은 부모가 자신을 뒷순위로 미룬다. 그 빈자리에는 아이가 들어선다. ‘자기중심적’으로 돌아갔던 세상은 육아와 함께 ‘아이 중심적’으로 변모한다. 그렇게 이름을 잃은 부모들은 서서히 자신의 삶을 육아로 채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채 하는 육아는 안 그래도 힘든 육아를 더 버겁게 만든다. 11월 1일 경기도 안양에서 만난 함진아 저자는 육아를 위해서는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첫 작품인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저자 함진아)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덜컥 엄마가 되었던 저자의 경험이 녹아 있다. 

 

“어른들이 ‘아이는 낳으면 알아서 큰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막연하게 육아를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아이를 낳고 나서 보니 육아가 너무 막막한 거예요. 특히, 아이를 낳고 나서 감정적으로 아주 힘들었어요. 마음 깊은 속에서 분노가 차오르는데,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알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내 마음을 알기 위해서 나를 위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함 저자는 자신에 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20대 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몰라서 방황했었다. 주변의 추천으로 공무원 준비도 해보고, 대학교 학과에 맞춰 무역회사에서 일해보기도 했지만 정작 ‘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 나니 이러한 생각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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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진아 저자는 육아 이후에 자신을 위해 했던 일로 감정일기 쓰기와 필사를 손꼽았다. 특히, 감정일기 쓰기는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 사진=조지연 기자

 

“육아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어요. 그래서 결혼 전에는 거의 읽지 않던 책을 그때부터 조금씩 빌려 읽기 시작했죠. 육아와 관련된 책들을 읽으면서 크게 두 가지 일을 했어요. 하나는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필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감정일기를 쓰는 것이었어요. 감정일기는 블로그에 작성했어요. 육아하면서 든 생각과 감정들을 쓰기 시작한 거죠. 그렇게 글을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에 관해 생각하게 됐어요.” 

 

“요새 ‘경력단절’에 관한 이야기가 많잖아요. 저 역시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놓고 나면 사회에 나가고 싶은데, 불현듯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나에 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뭐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마인드맵에 기록했어요.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니 저는 제가 남들보다 조금 잘하고 좋아하는 게 그림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에 나오는 그림들은 모두 직접 그린 것들이에요.”

 

함 저자는 세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그는 14, 16, 18년생의 딸을 육아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시간을 내 책을 집필했다. 그는 ‘자신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글을 쓰는 시간이 그러했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그러했다. 함 저자는 이 시간을 ‘새벽 시간’으로 설정하여 자신의 삶을 되찾아갔다. 

 

“글이나 그림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일단 아이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시간이 필요해요. 또, 핸드폰 알람들이 방해하지 않는 시간이어야 하고요. 의외로 작업할 때 가장 방해되는 게 이 핸드폰이거든요. 저는 새벽에 일어나면 식탁에 앉아서 책이랑 아이패드, 일할 때 필요한 물품들을 꺼내놓고 작업했어요.”

 

“새벽 시간만큼은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 ‘새벽에 일어나면 힘들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는 엄마들에게 자신만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만의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만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어요. 그 시간에 자신을 충전하는 것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거죠.” 

 

책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에는 감정적으로 우울할 때 어떤 대처를 하면 좋은지에 관한 함 저자의 처방전이 제시되어 있다. 함 저자는 육아로 인해 우울한 감정을 많이 느끼는 엄마들에게 특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을 추천했다.

 

“감정적으로 우울하면 에너지가 그쪽으로 다 쏠려서 의욕적으로 어떤 것도 할 수가 없게 돼요. 집안일만 그런 게 아니에요. 심지어 육아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 거죠. 그러니 내 마음이 지치지 않게 마음을 쓸고 닦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해요. 나만 챙기면 되는 게 아니라 아이 또한 내가 챙겨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나부터 먼저 잘 챙겨야 해요. 자신을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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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진아 저자는 엄마들에게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로 나를 충전해서 그 사랑을 온전히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기 때문에 육아에 지쳐 있다면 오로지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사진=조지연 기자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서 시간을 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시간을 투자해도 될지 고민스러울뿐더러 시간을 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함 저자는 ‘도전하는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나만의 시간 갖기, 정말 중요하죠. 그런데 막상 시간을 내려면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저는 주말에 작업할 때는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작업하기도 하는데요. 처음이 어려워서 그렇지 어떻게든 돼요. 제가 그저 못 미더워서 못 놓았던 것이죠. 너무 시간이 없다면 주말에 애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혼자 카페에 가도 좋고요. 요즘에 온라인 강의로 언제, 어디서나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 있잖아요. 그런 거에 도전하셔도 좋아요. 이렇게 갖는 나만의 시간은 자신과의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쳐요.”

 

“너무 뻔한 얘기지만, 필요한 이야기인데요. 저도 그림이랑 글이랑 전혀 상관없이 30년을 넘게 살았는데, ‘그냥 하고 싶은데 해볼까’라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거예요. 처음부터 ‘책을 내겠어’ 이렇게 목표를 잡은 게 아니었어요. 처음 시작하고 2년 정도 지나니까 저만의 노하우들이 생기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에 행복을 느끼고 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면 일단 너무 즐겁고 행복하니까 육아 때문에 지치고 힘들다 싶은 분들이 상쇄돼요. 오히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원동력을 얻을 수도 있고요. 꼭 이렇다 할 목표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그저 그 과정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지니까요.”

 

함 저자는 책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를 통해 장기 육아 중인 초보 엄마들이 자신과 같은 시행착오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육아로 자신을 잃어버렸던 엄마들에게 함 저자의 책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를 집필하면서 그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넘쳤을 때 비로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역시 넘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첫 책을 출간한 그는 내년에 프리랜서 1인 기업가로서 날개를 달고 도약하고자 준비 중이다. 그는 앞으로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서 세 아이에게 사랑을 전할 것이다. 

 

“엄마들이 코로나 때문에 힘들잖아요. 지치고 힘들지만, 육아에는 끝이 있으니까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나이 50에 무언가를 시작해서 인생 제2막을 열었다는 이야기도 식상하리만큼 들어보셨잖아요. 인생은 길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해요. 일단 뭐라도 좋으니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모르겠다면 진짜 하고 싶었던 걸 찾아보세요. 설령 50, 60이라고 해도 절대 늦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일로 나를 충전해서 그 사랑을 온전히 아이에게 전해주는 엄마가 되시길 바라요.”

 

[프로필]

이름: 함진아

직업: 작가 

저서: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

 

[북라이브=조지연 기자]

북라이브 /
조지연 기자
jodelay@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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