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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착한 사람’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책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사람들’을 위하여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1/11/22 [11:22]

[북리뷰] ‘착한 사람’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 책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사람들’을 위하여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1/11/2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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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기를 쓰고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할까?  © 사진=김영호 기자


‘착하다’라는 말은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는 뜻이다. 아마 착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마찰이 있어도 고운 마음씨로, 고운 말로 상냥하고 미끄럽게 넘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에 착하다는 말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 “그 사람 어때?” “음... 그냥 착해.” 와 같이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착하다는 말은 왜 칭찬이 아니게 되었을까.

 

‘착한아이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착한 사람으로 남기 위해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며 지나치게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오로지 다른 사람에게 ‘나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이다.

 

책 ‘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일화를 모아 놓은 책이다. 싫어하는 사람의 부탁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이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사람. 눈치만 보다가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하는 사람. 모두 사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착한 사람’들이다.

 

저자는 ‘착한아이 증후군’은 대부분 상대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거나 사랑을 받고 싶을 때 나타나는 행동이라고 보았다. ‘착한 사람’들 대부분은 어릴 적부터 자신의 욕망을 부정당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떠들지 마’, ‘만지지 마’, ‘울지 마’와 같이 ‘~~하지 마’라는 말은 아이의 욕망을 부정하는 행위다. 예를 들어 우는 것은 감정 표현의 정수다. 사람은 슬플 때는 물론이고 기쁠 때, 허탈할 때, 또 크게 감동했을 때도 울고는 한다. 하지만 이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욕구를 부정당했던 사람들은 결국 자신의 ‘욕구’에 대해 헷갈리게 될 수 있다. 나중에 커서 무엇이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아무거나’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대답하는 사람들도 분명 먹고 싶은 음식은 존재한다. 다만 ‘다른 사람이 싫어할까봐’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욕먹기 싫은 마음.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이나 호의를 얻지 못할망정 욕을 먹을 수는 없다는 심리다. -중략- 결국 상훈 씨가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한 이유는 남들과 다른 의견이나 주장을 내세울 때 이것을 일탈이라고 생각하고, 이로 인해 생길지 모르는 비난, 따돌림, 비웃음, 처벌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 책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中 ‘욕먹지 않으려다 내 목소리를 잊는다’ 한 구절

 

욕을 먹기 싫어하는 사람도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고는 한다. 나는 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할까? 우리 말에는 ‘가만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가만 생각해보면 ‘중간’을 가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오래된 광고 중 ‘남들이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광고 문구로 내세운 광고가 있었다. 꽤 큰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는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튀는’ 행동을 꺼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 모든 사람이 짜장면을 먹는다면 나는 과연 삼선 짬뽕을 먹을 수 있을까? 그렇지 못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지 잘 생각해보아야겠다.

 

‘착한 사람’은 이렇게 남들과 마찰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남에게 싫은 소리를 못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남에게 싫은 소리를 잘 못 한다. 그러니 남이 나에게 하는 ‘듣기 싫은 말’은 모두 상처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보람 씨도 싫은 소리를 ‘하는 게’ 싫다기보다, 싫은 소리를 ‘듣는 게’ 싫은 거다. -중략- 내가 만들어놓은 나의 ‘이미지’, 즉 ‘남들에게 보이는 이미지’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책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中 ‘우리는 왜 싫은 소리를 못 할까?’ 한 구절

 

사람들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다. 마치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 착한 사람의 이미지대로 자신을 보기를 원한다. 그런데 ‘싫은 소리’를 하는 순간 자신이 만들어놓은 착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대로 타인이 자신을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 ‘싫은 소리’가 옳은 말이라고 해도 말이다.

 

헤겔은 “인간의 삶은 인정 투쟁”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모두 인정과 애정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그렇지만 흔히들 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그 욕구가 조금 클 뿐이다.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책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의 저자는 나로 사는 데 누군가의 인정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내 세상의 중심은 당연히 ‘나’이며 나를 위한 일이 곧 세상을 위한 일이다. 그러니 화를 조금 낸다고, 주변의 인정을 조금 잃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오히려 계속 참으면 마음속에서 곪아서 병이 될 뿐이다. 

 

우리는 왜 착하게 살도록 교육받고, 자신의 욕구를 참도록 배웠을까. 저자는 조용히, 다정한 방식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들었던 ‘착하다’라는 말이 과연 어떤 의미였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도서정보]

도서명: 당신 생각은 사양합니다

지은이: 한경은

출판: 수오서재, 312쪽, 1만4천8백원, 2019.11.05.

 

[북라이브=김영호 기자]

북라이브 /
김영호 기자
zerofive@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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