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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과학자의 호기심과 예술가의 상상력은 닮았다 ‘혁신의 뿌리’

상호 반응하며 발전해온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의 과학사와 예술사

이봉홍 기자 | 기사입력 2021/11/25 [10:22]

[북리뷰] 과학자의 호기심과 예술가의 상상력은 닮았다 ‘혁신의 뿌리’

상호 반응하며 발전해온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의 과학사와 예술사

이봉홍 기자 | 입력 : 2021/11/2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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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혁신의 뿌리'(저자 이안 블래치포트, 틸리 블라이스) 표지  © 사진=이봉홍 기자

 

최근 SF영화 이 개봉하여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 1965년도에 나온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데 소설 속의 모습을 영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많은 기술의 발전이 필요했다. 인간의 상상력을 예술적 콘텐츠로 재생산하기 위해서 기술적 진보가 필요할 때도 있고 예술적 상상력이 과학 진보의 토대가 되기도 한다. 예술가들은 과학 기술을 통해서 그들의 표현법을 차용하기도 하고 과학자들은 예술가의 상상력과 표현 속에서 새로운 혁신을 찾아내기도 한다. 역사 속에서 과학과 예술은 시대의 맥락 속에서 협업하기도 하고 서로를 보좌하기도 했다.

 

과학과 예술이 발전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은 개인의 상상력일 것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상상력이야말로 예술가와 과학자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호기심과 상상력을 표현하고 정리하는 방식에 따라 예술가와 과학자의 방식이 다른 것이 아닐까? 어쩌면 예술가와 과학자는 모두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차이점들을 유심히 반복적으로 관찰하면서 수집한 데이터들을 그들 나름대로 재해석하는 사람일 것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천재적인 인물 중 하나로 기억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위대한 과학자이자 위대한 예술가인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책 ‘혁신의 뿌리(The Art of Innovation)’는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으로 발전했던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과학과 예술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발전했는지 2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소개한다. 시대를 변동시킨 위대한 과학적 성과가 전달되는 과정의 이야기도 있고 예술적 상상력이 어떻게 과학적 아이디어로 진보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또, 과학에 대한 비판을 담은 예술 작품과 과학에 대한 찬미를 담은 작품들도 소개하면서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서로에게 혁신의 원동력이 되었는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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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혁신의 뿌리'(저자 이안 블래치포트, 틸리 블라이스) 목차  © 사진=이봉홍 기자

 

책은 18세기 이후의 시대를 ▶낭만의 시대 ▶열정의 시대 ▶모호성의 시대로 구분하고 그 시기의 대표적인 예술 작품들과 과학사적 발전의 관계를 설명한다.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근대적 기술들이 쏟아지면서 과학을 통해 세계가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온갖 미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낭만의 시대에는 과학 기술과 미래에 대한 희망찬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영국의 초상화 화가이자 풍경화 화가였던 조셉 라이트는 산업혁명의 정신을 표현하는 작품들을 많이 내놓음으로써 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표현하였다. 그의 대표작인 '태양계 모형에 대해 강의하는 철학자'는 과학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 아마추어 기상학자였던 루크 하워드는 날마다 구름을 관찰하고 세밀하게 그린 작품 '구름 변형에 대한 소고'를 발표하였고 그의 작품은 자연 현상도 정식으로 과학의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의 '구름 변형에 대한 소고'는 기상학이라는 학문이 과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식물학도 기상학처럼 예술가들의 세밀한 관찰과 표현이 모여서 데이터로 축적되고 과학적 연구로 발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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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혁신의 뿌리'(저자 이안 블래치포트, 틸리 블라이스) 목차  © 사진=이봉홍 기자


열정의 시대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 예술과 산업 발전에 기여를 하고 예술적 표현이 새로운 기술의 토대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이라는 새로운 기술은 물체를 더욱 사실에 가깝게 기록할 수 있었고 이런 기술의 발전은 예술에도 과학에도 모두 기여를 하였다. 천문학자이자 화가이자 사진가였던 제임스 나스미스는 달에 대한 정교한 이미지를 책으로 출간하여 많은 천문학자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달을 보면서 상상한 지구의 모습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우리가 보는 지구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 시대의 새로운 기술들은 산업과 인간의 삶을 많이 변화시켰다. 전화, 라디오, 비행기와 같은 화려한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기존의 시대와 전혀 다른 속도의 삶을 살게 되었다. 움베르토 보치오니는 '자전거 타는 사람의 역동성'이라는 작품을 통해 19세기의 속도와 움직임에 대한 찬미를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찾아온 1차 세계대전은 과학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불신도 만들었고 기계의 발전으로 노동의 리듬감을 잃어버린 인간들은 기계의 속도에 맞추면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다. 이런 시대에 대한 반발을 표현하는 예술 작품들도 많이 나온 시기였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모호성의 시대는 말 그대로 불확실성이 넘치는 시대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바꿔주고 있지만, 또 기술의 발전이 과연 인간에게 좋기만 한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도 던지게 만든다.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알고리즘의 발달로 기계는 인간의 역할을 많이 가져가게 되었다. 에이다 러브레이스가 19세기에 기계가 미적 산출물을 생성해내는 날이 올 것으로 예측한 것처럼 인공지능은 머신 러닝을 통해 음악을 작곡하고 미술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얻게 된 효율적인 에너지인 핵에너지는 핵무기에 대한 새로운 공포를 만들었다. '터미네이터'와 같은 영화는 기계가 인류를 지배하게 될 거라는 미래에 대한 공포를 표현하고 있다. 

 

예술과 과학은 서로 분리된 영역이며 본질적으로 다를 수 있다. 예술과 과학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상하고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지만 때로는 서로가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예술은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하기도 하고 과학이 놓치고 있던 도덕적,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과학은 예술가들에게 표현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고 예술적 영감을 주기도 한다. 이 둘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발전해왔지만, 기저에 깔린 호기심과 상상력이라는 요소는 우리 사회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20개의 에피소드는 독자들에게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발전했는지 생생하고 흥미롭게 알려줄 것이다. 

 

[도서정보]

책제목: 혁신의 뿌리(The Art of Innovation)

지은이: 이안 블래치포드, 틸리 블라이스

옮긴이: 안현주

출판: 브론스테인, 468쪽, 2만5천원, 2021.9.1

 

[북라이브=이봉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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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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