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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낭만적인 ‘바보’, 돈키호테의 한마디

소설 ‘돈키호테’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1/12/03 [10:57]

[오늘의 한마디] 낭만적인 ‘바보’, 돈키호테의 한마디

소설 ‘돈키호테’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1/12/0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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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이냐스 이지도르 그랑빌이 그린 ‘돈키호테’의 삽화  © 사진=위키백과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돈키호테

 

‘돈키호테’는 미겔 세르반테스가 1605년에 출판한 소설이다. 원래 제목은 ‘라만차의 돈 키호테(Don Quijote de la Mancha’이며, 소설 속 주인공인 알론소 키하노의 별칭이 바로 ‘돈키호테’다. 

 

1605년 발표된 이 책은 ‘라만차의 비범한 이달고 돈키호테’라는 제목이었다. 당시 스페인의 국왕 펠리페 3세는 길가에서 책을 읽으며 울고 웃는 사람을 보며 “저자는 미친 것이 아니라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라고 말한 일화가 전해질 만큼, 스페인에서 돈키호테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소설은 또한 후대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돈키호테에 대해 “전 세계를 뒤집어봐도 ‘돈키호테’보다 더 숭고하고 박진감 있는 픽션은 없다‘라고 평했다. 르네 지라르 역시 ’돈키호테 이후에 쓰인 소설은 돈키호테를 다시 쓴 것이거나 그 일부를 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페인의 시골, 라만차에 살고 있는 이달고(하급 귀족 작위) 알론소 키하노는 당시 유행하던 기사에 대한 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나머지 점차 그만의 상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상상 속에서 그는 멋진 기사이며, 거대한 괴물에 맞서 싸우고 아름다운 공주를 구하는 등 멋진 모험을 하게 된다. 

 

그는 스페인 전역을 돌아다니며 많은 모험을 만난다. 그는 풍차를 ‘모닝스타를 든 거인’으로 상상하며 공격하기도 하고, 양 떼를 적군이라고 생각해 돌진하기도 한다. 그의 충직한 하인 (원래는 농부였던) 산초는 돈키호테가 정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옆에서 말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돈키호테’는 최초의 근대 소설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향후 다른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유형’을 정리하는 카테고리가 되기도 했다. 우리는 소설 속의 인물들을 ‘햄릿형 인물’, 그리고 ‘돈키호테형 인물’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 한 사건이 일어난다고 가정하자. 그때 그 사람의 반응은 어떨까. 너무 신중하게 이것저것 재보고, 예상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다 시기를 놓쳐서 낭패를 보는 사람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그 사건에 아주 저돌적으로 덤벼들어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햄릿형 인물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다. 주로 생각이 너무 많아 ‘우유부단한’ 인물로 그려지는 인물을 ‘햄릿형 인물’이라고 말한다. 반면 ‘돈키호테형 인물’은 망설임 없이 행동한다. 행동이 생각보다 먼저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앞뒤 분간 없이 행동하고 보고 느끼는 대로 행동한다.

 

돈키호테형 인물은 무모하다고, 그리고 다혈질이라고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확실히 그의 세상을 변화시켰다. 물론 그의 하인, 산초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돈키호테는 죽을 때 다시 알론소 키하노로 돌아와 죽는다.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가 제정신을 찾고 죽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해관계를 따지며 이성적으로 행동하려 한다. 돈을 계산하고 자신의 이익을 계산한다. 이런 삶은 우리에게 편안함, 안전함, 안락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마음 속, 우리가 꿈꾸는 이상은 어떤 모습인가.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어떤 노력을 했을까.

 

돈키호테의 죽음은 우리에게 이성적으로 사는 것이 옳은 삶인지, 또는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실현시키고자 맹렬하게 돌진하는 것이 옳은 삶인지 고민하게 한다. 돈키호테는 허황된 꿈을 꾸다가 제정신을 잃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결국 현실에 맞서 싸우고 현실을 변화시킨 사람이기도 하다.

 

“누가 미친 거요? 장차 이룩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는 내가 미친 거요? 아니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사람이 미친 거요?”

 

- 돈키호테

 

누구나 실현 불가능한 상상을 하고는 한다. 그 불가능한 상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돈키호테의 말처럼 우리에게 ‘불가능한 것’을 해야 한다. 낭만이 사라진 시대에,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면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는 시대에 돈키호테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북라이브=김영호 기자]

북라이브 /
김영호 기자
zerofive@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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