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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어리석음에 대하여, ‘리어왕’ 속 명대사

쫓겨난 리어와 광대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1/12/31 [22:31]

[오늘의 한마디] 어리석음에 대하여, ‘리어왕’ 속 명대사

쫓겨난 리어와 광대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1/12/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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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lliam Dyce, ‘리어와 광대’  © 사진=위키백과


“가진 것 이상으로 보여주지 말고, 알고 있는 것을 다 말하지 말며, 가진 것을 모두 빌려주지 말고, 듣는 모든 것을 믿지 말며 단 한 번의 주사위에 모든 것을 걸지 마십시오.”

 

- 윌리엄 셰익스피어, ‘리어왕’ 中

 

‘리어왕’은 맥베스, 오셀로, 햄릿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꼽히는 책이다. 이는 로마의 침략 이전 영국을 배경으로 한 ‘레이르왕(King Leir)’ 전설을 바탕으로 1605년, 셰익스피어가 각색한 것으로 추정된다.

 

브리튼의 왕 리어는 나이가 들자 자신의 아끼는 세 딸에게 브리튼 왕국의 영토를 나눠 주기로 결심한다. 그는 영토를 나눠 주기 전, 딸들의 효심을 시험한다. 딸들에게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물어본 것이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은 아버지 리어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아첨을 하며 리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리어가 가장 사랑했던 막내딸 코딜리어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은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입을 다문다. 화가 난 리어는 코딜리어에게 대답을 종용하지만, 그는 끝내 아무 말도 남기지 않는다. 리어는 코딜리어를 추방하고, 두 딸 거너릴과 리건에게 모든 영토를 맡긴다.

 

거너릴과 리건은 모든 땅을 받았지만, 코딜리어가 쫓겨나는 모습을 보며 두려움을 느낀다. 언젠가 그들도 아버지에게 밉보이면 지금 갖고 있는 땅과 통치권을 빼앗길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리어의 힘을 야금야금 약하게 만들었고, 리어를 자신들의 영토에서 쫓아낸다.

 

‘리어왕’은 리어의 오만함에 관한 극이다. 그리고 아버지 된 자의 마음의 병에 관한 연구이기도 하다. 리어의 두 딸과 막내딸의 성격은 선과 악으로 구분 지어 질만큼 판이하다. 서브 플롯인 글로스터가의 이야기 역시, 선한 아들 에드거와 악한 아들 에드먼드의 이야기로 구분할 수 있다. 

 

리어는 영토에서 쫓겨나 광야로 몰리기 전까지, 딸들의 아부와 진심을 구분하지 못했다. 글로스터 역시 자신을 속이려는 에드먼드의 계략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들은 모두 광야로 내몰리며 세상일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니게 되었는데, 이것이 비극인 이유는 그들이 깨달은 시점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이해’, 박용목 저)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리어에게 광대는 위의 가사를 지닌 노래를 들려준다. 광대는 리어의 어리석음을 노래했지만 리어는 그런 광대를 비웃는다. 결국, 광대의 말대로 리어는 어리석은 판단을 내렸고 딸들의 성에서 쫓겨나게 된다.

 

‘논어’에서 공자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 말했다. 교묘하고 화려한 말솜씨, 얼굴빛과 표정을 좋게 꾸미는 자 중에 선하고 의로운 사람은 적다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기꾼’의 특징이다.

 

반대로 공자는 ‘강의목눌(剛毅木訥)’이라 하여 강직하고, 의연하며 순박하고 아둔한 사람 중에는 어진 사람이 많다고 했다. 말과 얼굴을 꾸며내려는 사람은 모두 의도가 있는 채로 나에게 접근하는 것이고, 오히려 어눌하고 둔한 사람은 의도가 없는 것이다.

 

리어의 막내딸 코딜리어는 도버에서 리어를 만났고, 언니들의 행동에 화가나 군대를 이끌고 전쟁을 일으킨다. 결국 전쟁에서 코딜리어는 패했고, 감옥에 가게 된다. 리건은 고너릴에게 독살당하고, 고너릴은 자결한다. 코딜리어는 에드먼드가 보낸 자객에게 죽음을 맞이하고, 리어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한다.

 

자신에게 리어와 같은 힘과 영토가 있었다면 그 누가 자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말 한마디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눈치를 본다면 누가 거들먹거리지 않을 수 있을까.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광대가 리어에게 들려준 노래처럼, 주사위 한 번에 모든 것을 거는 어리석은 행위는 피해야 한다.

 

[북라이브=김영호 기자]

북라이브 /
김영호 기자
zerofive@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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