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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치관리자] 감춰진 무언가, 메타포(Metaphor)

문학 속 ‘메타포’들

김영호 기자 | 기사입력 2021/12/31 [23:33]

[장치관리자] 감춰진 무언가, 메타포(Metaphor)

문학 속 ‘메타포’들

김영호 기자 | 입력 : 2021/12/3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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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타포는 세상 어디에나 숨어있다.  © 사진=김영호 기자


서럽게 울고 있는 사람에 대해 우리는 ‘눈물이 비 오듯 떨어졌다’라고 말하고는 한다. 그러나 조금 더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한다면 아마 ‘눈에서 비가 내렸다’, 혹은 ‘눈물이 비가 되어 내렸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직유법’과 ‘은유법’에 대해 배워본 적이 있을 것이다. 위 문단에서 밝힌 ‘눈물이 비 오듯 떨어졌다’는 직유법, ‘눈물이 비가 되어 내렸다’는 은유법에 속한다. 오늘 알아볼 장치는 바로 우리가 국어 시간에 배운 ‘은유법’, 즉 메타포(Metaphor)다.

 

메타포의 사전적 정의는 ‘수사법상 비유법의 한 가지로써 본뜻은 숨기고 비유하는 형상만 드러내어 표현하려는 대상을 설명하거나 그 특질을 묘사하는 방법’이라고 되어있다. 앞서 언급한 직유법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직유법에서는 ‘~처럼’, ‘~듯’ 등의 연결어가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당신의 눈은 밤하늘의 별 같다’라는 문장은 직유법을 사용한 예다. ‘당신의 눈’이라는 원관념이 마치 ‘밤하늘의 별’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문맥을 헷갈리지 않도록 정확히 선을 그어주는 비유법이다.

 

하지만 은유는 원관념을 보조관념과 동일시한다. 위의 문장을 은유, 즉 메타포로 표현한다면 ‘당신의 눈은 밤하늘의 별이다’라고 할 수 있다. 아주 문학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지만, 남용한다면 문장이 어지러워지고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이 있다.

 

하지만 여러 전문가는 우리가 말하는 ‘은유’와 ‘메타포’의 의미가 다르다고 말한다. ‘메타포’를 사전에서는 ‘은유’라고 번역하고는 있지만 우리말과 정확히 대치되는 단어가 없다는 것이다. 그 증거로 여러 소설, 그리고 비평에서는 ‘메타포’라는 말을 ‘메타포’라는 말 그대로 옮겨 적고 있다. 

 

영국의 문학 비평가 리처즈는 ‘메타포’란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결함이 섬광적인 조명을 일으켜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상징’과 비슷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메타포는 하나의 관념과 대상을 설명하거나 혹은 그 특질을 묘사하기 위해 다른 대상을 환기하는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은유’, 권영민)

 

밀란 쿤테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메타포’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상황이 등장한다. 주인공 남자는 주인공 여자를 생각하며 ‘작은 상자에 담겨 물로 떠내려온 아기’를 연상한다. 남자에게 여자의 ‘이미지’는 그 상자 속의 아기다. 이 속에는 ‘사랑스럽다’, 혹은 ‘보호해 주고 싶다’라는 이미지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여자를 ‘지켜주고 싶다’, ‘사랑스럽다’라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연상이 바로 ‘메타포’다. 하지만 ‘아기’가 여자를 상징하는 것도 아니며, 떠내려온 아기의 상황이 여자의 상황을 ‘함축’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메타포라는 것은 단순한 ‘은유’보다는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주인공 남자는 말한다. “사랑은 메타포로 시작하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우리는 그런 메타포를 느낄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릴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샴푸 냄새일 수도 있고, 향수 냄새일 수도 있다. 그가 좋아한다고 말했던 노래가 머릿속에서 재생될 수도 있다. 이런 것이 ‘메타포’라는 것이다.

 

영화 ‘일 포스티노(1994)’는 시인 네루다와 우편 배달부 마리오의 우정을 그리는 영화다. 그들의 대화 속에는 ‘메타포’란 무엇인지가 숨어있다. 마리오는 네루다와 대화를 하는 도중, “배가 단어들로 이리저리 튕기는 느낌”이라는 말을 한다.

“그게 바로 ‘메타포’야.”

“아니에요.”

“메타포라고!”

“하지만 일부러 한 게 아니니까 진짜는 아니죠.”

“상관없어. 느낌이란 순간적으로 생기는 것이니까.”

“그럼 선생님. 바다와 하늘과 강과 꽃, 나무... 이 세상 모두가 무언가의 메타포라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영화 일포스티노 中

세상의 모든 것은 ‘메타포’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바다를 볼 때도, 하늘을 볼 때도 그 속에 메타포는 숨어있다. 단지 우리가 일상에서는 그것을 느끼지 않을 뿐이다. ‘인생은 연극이다’라는 말이 있다. ‘바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느끼는 것, 각자가 볼 수 있는 숨겨진 뜻이 메타포가 가진 힘이다. 책을 볼 때, 영화를 볼 때 조금만 더 주의를 집중한다면 남들은 보지 못하는 메타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북라이브=김영호 기자]

북라이브 /
김영호 기자
zerofive@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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