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책vs드라마] 인간이 만든, ‘지옥’ 그 끝은 어디인가

동명 웹툰 원작,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들어져 전 세계 1위 ‘흥행’…시즌2 기다려져

김이슬 기자 | 기사입력 2022/01/04 [15:03]

[책vs드라마] 인간이 만든, ‘지옥’ 그 끝은 어디인가

동명 웹툰 원작,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들어져 전 세계 1위 ‘흥행’…시즌2 기다려져

김이슬 기자 | 입력 : 2022/01/04 [15:03]
지옥,넷플릭스,문학동네,연상호,최규석,유아인,김현주,양익준,이레,박정민,원진아

▲ 웹툰 '지옥(저자 연상호, 최규석)' 표지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연출 연상호)' 포스터.   © 사진=김이슬 기자, 넷플릭스

 

“박정자, 너는 5일 후 15시에 죽는다. 그리고 지옥에 간다.” 

 

천사의 예언인가, 악마의 저주인가. 정체불명의 존재가 지옥행을 예고하고, 죽음이 고지된 그 시각 지옥의 사자라는 이들이 나타나 고지 대상자를 무참히 때리고 불태워 죽인다. 처참한 광경에 사람들은 혼돈에 빠지고, 세상은 지옥이 된다. 아수라장이 된 사회를 이용하려는 신흥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은 극렬히 대립한다. 지난달 넷플릭스 공개 첫날 전 세계 1위에 오른 바 있는 TV쇼 드라마 ‘지옥(연출 연상호)’의 얘기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연상호 감독이 20년 지기 친구인 웹툰 ‘송곳’의 최규석 작가와 머리를 맞대고 만든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고 있으며, 연 감독이 연출을 맡은 바 있다. 시리즈가 흥행하면서 원작 웹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네이버 웹툰에 따르면, 공개 직후 원작 웹툰의 주간 평균 조회 수는 약 22배나 껑충 뛰었다고 한다. 넷플릭스 시리즈는 원작 웹툰을 골조로 하되, 세세한 디테일을 달리해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부터 넷플릭스 시리즈와 웹툰을 비교해 보자. 

 

(스포일러가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총 6회로 3회를 기준으로 1막, 2막으로 칭해도 좋을 만큼 다른 에피소드를 다룬다. 1막에 해당하는 1~3회에서는 천사와 지옥의 사자라고 칭하는 미지 존재들의 등장과 지옥행 공개 시연으로 초자연적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이를 이용해 제 잇속을 챙기는 신흥종교 새진리회의 성장을 그리고 있다. 새진리회는 고지자들에게 범죄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씌우고 사회 전반을 장악해 나간다. 

 

4~6회에서는 새진리회가 완전히 사회 시스템을 손아귀에 넣은 후에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던 차 신생아 튼튼이가 지옥행을 고지받음으로써 범죄자만이 지옥행을 간다는 새진리회의 교리가 거짓임이 밝혀질 상황에 놓인다. 신생아 튼튼이를 둘러싸고 새진리회와 그에 맞서는 튼튼이의 부모, 소도 사람들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지옥’은 지옥의 사자가 나타나게 된 배경에 대해선 일절 관심 없다. 단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마주한 인간 군상들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민다. 조용히 나 홀로 지옥 사자들에게 찢겨 죽고 싶은가. 온 가족이 범죄자로 낙인찍혀 손가락질받으며 생을 마감하고 싶은가. 사람들은 이 사이에서 방황한다. 극은 인간이 만든 인간의 추한 민낯을 박박 긁어모아 담고 있다. 이유 없이 닥친 불행이기에 그 안에서 허덕이는 인간들의 모습은 더없이 처절하고 비참하다. ‘지옥’을 보고 난 후 극단의 평이 오간다. ‘기운이 쏙 빠진다’는 평과 ‘기민하게 펼쳐지는 심리 묘사가 단연 최고다’라는 평이 양립한다. 

 

지옥,넷플릭스,문학동네,연상호,최규석,유아인,김현주,양익준,이레,박정민,원진아

▲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연출 연상호)'에 정진수로 출연한 배우 유아인의 모습과 웹툰 '지옥(저자 연상호, 최규석)'의 정진수의 모습.  © 사진=넷플릭스, 문학동네

 

이야기의 큰 골자는 넷플릭스 시리즈와 웹툰이 복사, 붙여넣기를 한 것 처럼 똑같다. 다만, 다르다면 1~3회에서 새진리회를 쫓는 진경훈 형사의 자식이 웹툰에서는 아들이었다면, 넷플릭스 시리즈에서는 딸로 나온다. 이는 연상호 감독의 배우에 대한 신뢰가 아니었을까 싶다. 연상호 감독의 전작 ‘반도(연출 연상호)’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배우 이레가 넷플릭스 시리즈에서 진경훈 형사의 딸 진희정 역으로 열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연 감독의 신임에 부응하듯 이레는 자신의 엄마를 죽인 살인자에게 공분하면서도, 차분한 복수를 행하고 마는 캐릭터를 유려하게 연기해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는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박정자, 김도윤, 류경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주, 조연진으로 나서 몰임갑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새진리회 초대의장 정진수 역에 유아인은 많지 않은 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아우라로 극 전체를 장악한다. 그와의 대립점에 있는 소신 있는 변호사 민혜진 역에 김현주는 똑 부러지면서도 당찬 면모로 극의 기둥이 된다. 조연진들의 활약도 어마어마하다. 특히, 공개 시연자 박정자 역을 맡은 김신록은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으로 좌중을 압도한다. 

 

지옥,넷플릭스,문학동네,연상호,최규석,유아인,김현주,양익준,이레,박정민,원진아

▲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연출 연상호)'에서 등장하는 천사의 모습(왼쪽)과 웹툰 '지옥(저자 연상호, 최규석)'에 등장하는 천사의 모습.  © 사진=넷플릭스, 문학동네

 

극 중 주요 배역인 천사와 지옥에서 온 사자들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웹툰에서 지옥행을 알리는 천사의 모습은 조금 더 여자 형상에 가까운 생김새였으나 드라마에서는 성별이 모호하게 표현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지옥 사자의 외양은 웹툰에서보다 더욱 더 입체적이고 풍채가 크며 위압적으로 보인다. 이들의 촬영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지옥 사자는 촬영 당시 특수복장을 입은 안무가들이 배우들과 합을 맞추고, 이후 CG로 처리했다고 한다. 안무가들은 사람이 행할 수 있는 극한의 움직임으로 공포감을 자아내고, 여기에 자연스러운 CG를 덧입혀 지옥 사자의 무서움을 배가시켰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을 공개한 지 이제 한 달을 갓 넘겼는데, 벌써 시즌 2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이에 한 인터뷰에서 연상호 감독은 ‘지옥’ 시즌 2도 이번 일례처럼 웹툰을 먼저 선보이고 드라마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웹툰과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극 말미 10초에 있다. 웹툰에서는 민혜진 변호사가 지옥행 고지를 받은 신생아를 구해내 택시를 타는 것으로 끝나지만, 드라마에서는 여기에 더 나아가 마지막 10초에 뜨악할 만한 떡밥을 남기고 끝난다. 바로 지옥행 고지를 받고 죽은 이, 최초 공개 시연자 박정자가 되살아난다. 누가, 어떻게, 왜 그를 부활시켰는가. 모든 것이 궁금증 덩어리다. 시즌 2가 간절히 기다려지는 이유다. 

 

[프로그램 정보]

프로그램명: 지옥

연출: 연상호 

작가: 연상호, 최규석

출연: 유아인, 김현주, 양익준, 박정민, 원진아, 김신록 외

 

[도서 정보]

도서명: 지옥 1,2

작가: 연상호, 최규석

출판: 문학동네. 604쪽. 2만9천원. 2021.01.06.

 

[북라이브=김이슬 기자]

북라이브 /
김이슬 기자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광고
인기기사 목록